저희 회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마다 패션 업계에서 디자인 의뢰를 우라지게 많이 받습니다.
디자인이라고 해봤자 거창한건 아니고 그냥 매장내에 설치될 디스플레이 관련 디자인이긴 합니다만...
다른 일은 야근에 철야까지 해도 견디기 그다지 어렵진 않습니다만...이놈의 패션업계의 일만 받으면 오버파워소울 원컵 원샷 한 던파의 버서커 마냥 광화되는 게 흔하디 흔한 일입니다.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위해 의뢰를 맡긴 업계에서 모델들의 사진이 대량으로 공수되는데 퀵 마스크질-속어로 누끼라고 하죠....패스 툴로 모델만 따서 마스크를 이용해서 배경 지우고 모델만 남기는 작업...-에 레이아웃 폰트 선정에 적당한게 없으면 죽어라 타이포 그래픽 디자인....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디자인 시안이 완성되는 과정까지 가장 짜증나는건 역시 퀵 마스크....그러니까 누끼작업입니다.
옷이나 머리 스타일이 어느정도 단정한 캐쥬얼쪽 모델들은 그럭저럭 따고 넘어가겠는데....
대체 뭔 컨셉인지 옷 상하의의 경계도 구별 안될정도로 하늘하늘한 의상에 머리 스타일이 산발이면 이건 진짜 뭔 놈의 컨셉으로 만든건지 산발한 머리카락에 누끼 다 집어 따느라 이가 바득바득 갈리고 옷의 경계조차 모호해서 어디다 패스 포인트를 둬야 할지 감도 안잡히는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이 왔다 싶으면....
화가 나기 이전에 너네 자비는 어디다 팔아먹고 왔니 개년들아 소리가 나오더군요....
체XX컬X같은 경우엔 이런 모델들이 없어서 편하긴 한데....시X템 같은 브랜드의 경우에 이런 디자인이 많더군요...저는 듣도보도 못했지만 백화점 같은 매장에 전시되는 외국 브랜드의 디스플레이의 경우엔 말할 것도 없구요....
이정도 수준만 되도 이가 갈리는데 여기에 소품까지 들려놓은 사진이 왔다치면 내가 최근 뭘 잘못한게 없나 돌아보게 된답니다.
....제가 좋아서 광고디자인 업계에서 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지만 이런 자잘하고도 사소한 게 열받고 이갈리게 만드는때가 되면 좋아서 선택한 길인데도 후회가 막급이더군요.
뭐 정작 클라이언트 개쌍X....망할 비X 모델들...어쩌구 저쩌구 씹어가면서 일해도 정작 물건은 마감 맞춰서 잘만 나오고 클라이언트랑은 언제 그랬냐는 듯 꺄하하 우후후 하면서 친목질을 하게 되더군요.(제 담당 클라이언트 직원 분이 또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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